우리가 말하는 '돈'이라는 관념은 대부분 '신용'이다. '채권'과 '주식'은 전통적 형태의 '신용'의 일부를 나타내는 수단이다. 


 과거 시대에도 '신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채무와 채권의 형태로 존재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신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신용'이 창출 과정을 살펴보고 내재되어 있는 변화에 대해 말하고 싶은 것이다.


 중앙은행이 돈을 1000원 발행한다고 생각해보자, 그럼 돈을 받은 민간은행은 그 돈을 돈이 필요한 A에게 대출해준다. 대출 받은 A는 그 돈으로 필요한 무언가를 살 것이다. 간단하게 B에게서 900원정도를 샀다고 하자, A에게는 100원이 남고 B에게 900원의 돈이 존재한다. 그럼 B는 남은 돈을 필요한 현금을 제외하고 (약 90원정도) 810원을 은행 기관에 예치한다. 그럼 은행은 지급준비금 81원(10%)을 제외한 729원을 다른 C에게 빌려준다. 


은행을 한번 거치면서  


 현재 A는 100원을 가지고 있고 B는 900원을 C는 729원을 가지게 된다. 통화 1000원이 1729원이 된 것이다. 은행에 예치하고 은행이 지급준비금을 제외한 보유 통화를 빌려주는 이러한 신용 창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신용이 증가하는 결과를 목격하게 된다. 

보통 신용은 현금의 10배에서 15배까지 늘어난다.(통화승수를 찾아보라)


 모든 사람이 돈을 돌려받기 위해 은행으로 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은행의 대차대조표를 보라 항상 부채가 많다. 예금이 부채로 잡혀있기 떄문이다. 결국 우리의 돈은 모두 신용이다. 


 왜 이런 시스템이 필요할까? 시점의 문제이다. 돈이 만들어지고 최초의 부자에게 부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어차피 돈은 무언가를 사는데 필요한 수단일 뿐이다. 만약 대출제도 없이 돈만을 교환수단으로서 정부가 발행하면 돈을 발행하는 시점에 좋은 재화를 만들어낸 사람이 많은 돈을 가져갈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에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업을 하려는 사람은 최초의 부자에게 돈을 구하러 가야할 것이다. 만약 새롭게 만들어지는 가치가 그 부자에게 해가 된다면, 그 부자는 투자를 거절할 것이다. 즉, 돈이 발생하는 시점에 좋은 재화를 만들어낸 사람이 너무 많은 부를 가져가며 부의 이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흐름이 막힌다. 신용제도는 지속적은 경쟁이라는 흐름을 만들어내기 위한 수단이다. 


 그럼 돈을 최초에만 발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행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그럼 은행의 역할을 정부나 어떤 기관이 다시 대신할 뿐이다. 근본적으로 누군가에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돈'을 공급해야 한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예치금으로 대출이 힘들어지면 힘들어 질수록 새롭게 투자되는 금액은 사라진다. 그러면 좋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투자 가치 창출이 더 어려워지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특정 사람이 부를 창출하여 현재 부자로부터 부가 이전될 확률이 줄어든다. 그리고 사회는 경직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부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조차 못한다면, 현재 돈으로 측정되는 가치 있는 자산이 많은 사람이 훵씬 유리한 상태에 있을 것이다.


 국가가 부를 조정해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떤 기준으로 부자로부터 부를 이전시킬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차라리 시스템을 택하는게 나을 것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국가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데 있어서는 신용 창출 시스템이 더 효율적이다.


 이 시스템은 더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신용창출 과정으로 인해 불완전하다. 그 불완전함이 금융위기라는 재앙을 만들어낸다. 필요악이 되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신용은 반드시 부채의 형태로 일어난다는데 있다. 또 하나는 부채에는 이자가 붙는다 (좀 더 나을 수는 있어도, 이자의 형태로 부채가 일어나기 떄문에 후발주자가 불리한 점은 같다.) '이자와 원금을 미래에 갚을 것이다.'라는 믿음으로 신용시장은 유지된다. 또한 성장과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 자본주의를 차용한 국가는 성장은 신과 같다. 오직 성장할 때 신용시장이 유지된다. 설령 지금 성장을 못하더라도 미래에는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신용시장은 유지된다.


 하지만 그 믿음이 깨진다면 신용시장은 순식간에 붕괴할 것이다. 아무도 빌려주지 않으려고 하면 신용의 흐름은 멈춘다. 멈춘 신용은 자신의 부를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진다. 돈을 갚거나 돈을 갚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아지면 신용이 귀해지면서 사라지기 시작한다. 중요한 점은 대출은 누군가의 채권이므로 모든 사람이 신용을 갚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위기시에는 신용이 급격히 축소된다. 위기 떄 도대체 '내 돈은 누가 가져가는 거야'?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절대량적 측면에서 '돈'은 신용이며 사라진것이다.'라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물론 '신용'은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사기 위한 수단이므로 상대량인 측면에서 보면 '신용'이 비싸지면서 싸게 특정 재화나 서비스를 살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존재는 '신용'에 여력이 있는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다.   


 애초에 '신용'을 기반으로 한 금융시장은 신용에 대한 믿음의 강화로 인한 팽창과 믿음의 약화로 인한 수축작용 때문에 변화가 내재되어 있다. 특정 기업이나 국가 또는 가계의 문제만으로 증권가격이 변화하기 전에 금융시장의 내재된 변화만으로도 증권 가격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은 항상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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